전원생활/전원주택

[스크랩] 모듈러 주택 샘플하우스 현장 탐방

그리운시냇가 2013. 8. 23. 12:29

모듈러 주택 샘플하우스 현장 탐방

 

 

 

파격적으로 단축되는 공사기간에 뛰어난 단열·방음·내진 효과,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친환경적 요인 등 팔방미인의 장점을 갖춘 모듈러형 주택. 다소 비싸다는 점 외의 단점은 그리 많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 모듈러형 주택의 구조와 내부는 어떠한지 샘플하우스 두 곳과 공장을 직접 다녀왔다.

포스코A&C ‘뮤토(Muto) 청담’ _ 서울 청담동

“조립식 건축과정 동네 주민들도 신기하다며 구경”

“여행 다녀오니 우리 동네에 웬 건물이 들어서 있더라고요. 이게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했죠.”

청담동의 주택가에 위치한 ‘뮤토(Muto) 청담’을 안내하던 포스코A&C 모듈러 수요개발실 박창순 팀장은 동네 주민 한분이 이런 말을 하더라며 웃었다. 곁에 있던 홍보팀 최우석 팀장은 “한 달 반 만에 건물 한 채가 들어서니 주민분들이 많이 놀라시더라”면서 “기존 건축과정과 많이 달라 신기하셨던지 구경하는 분들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강남 도산대로 한 편의 한적한 골목에 자리 잡고 있는 뮤토 청담은 국내 최초로 공동주택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사례다. ‘모듈러(Modular)’의 ‘M’과 ‘유토피아(Utopia)’의 ‘UTO’를 합성한 단어인 ‘뮤토(Muto)’는 라틴어로 ‘진화’, ‘변화’라는 뜻으로 모듈러의 특성을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포스코A&C는 모듈러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해 ‘뮤토(Muto)’ 브랜드를 론칭하고 사업 영역을 국내에서 동남아, 남미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우석 팀장은 “기존 건축공법과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포스코A&C만의 모듈러 건축 사업에 대한 비전과 유토피아와 같은 공간을 창출해 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브랜드명”이라고 설명했다.

고급스런 외관, 베란다 설치도 가능

그 첫 번째 사업으로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외국인 직원용 숙소 뮤토 청담이 건립된 것. 지상 4층 건물로 18세대가 살 수 있는 뮤토 청담은 지난해 5월25일 착공해 단 45일 만인 7월10일 완공됐다. 최 팀장은 “이 정도의 건물을 일반 콘크리트 공법으로 지으려면 최소 6~7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현재 포스코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입주해 거주하고 있다.

뮤토 청담 현장에 가보니, 멀리에서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외관 디자인이 기존 주택과는 확연히 달랐다. 열두 개의 모듈을 조립해 층층으로 쌓아놓은 구조가 한눈에 들어온다. 기자는 모듈러 주택의 구조가 다소 획일적이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을 갖고 이곳을 방문했지만, 실제로 본 뮤토 청담의 모습은 오히려 현대적이고 고급스런 느낌마저 들었다. 최우석 팀장은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면서 “깔끔하고 도시적이라고 평가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포스코A&C는 모듈러 주택 브랜드 ‘뮤토(Muto)’를 출시하고 그 첫작품으로 외국인 직원용 숙소를 서울 청담동에 건립했다. 내부는 풀옵션으로 채워져 있어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18개실 중 샘플하우스로 활용하고 있는 한 개 실의 내부에 직접 들어가 보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요즘 유행하는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원룸형 오피스텔과 큰 차이가 없다. 21.8㎡(6.6평) 크기의 1인용으로 지어진 뮤토 청담은 내부 시설이 풀옵션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필품만 있다면 거주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직육면체 모양의 딱딱한 구조물을 생각하기 쉽지만, 외부에 베란다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적 활용도도 생각보다 높아 보였다. 실제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매우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평형을 넓히고 싶다면 가변형 주택으로 만들 수도 있다. 두 개의 모듈 사이의 벽면체를 트면 두 배로 확장되고, 조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평형도 가능하다. 박창순 모듈러 수요개발실 팀장은 “현재 기술적으로 15층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중소형 공동주택 시장에서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Tip | 포스코A&C 천안 모듈러 공장 현장 스케치

하루 36개의 모듈 생산 가능, 러시아 수출용 주택 작업 한창

포스코A&C는 지난해 2월 130억원을 들여 천안에 모듈러 공장을 짓고 모듈러 주택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주택 건축의 대부분 과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장 현장은 어떤지 궁금했다. 뮤토 청담을 둘러본 뒤 곧바로 천안으로 향했다. 공장부지 곳곳에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공장 내부에는 모듈러 주택의 기본 골격이 되는 철재 프레임을 제작하기 위한 레일과 작업 기둥이 설치되어 있다.

공장 내부는 모듈러 주택의 기본 골격이 되는 철재 프레임을 제작하기 위한 레일과 작업 기둥이 길게 설치되어 있었다. 박우찬 포스코A&C 천안공장장은 “레일의 한쪽 끝에서부터 다른 쪽으로 옮겨가는 동안 한 개의 기본 모듈이 완성되어 간다”고 설명했다. 현재 천안 공장에서는 러시아 엘카탄전 주거단지로 수출되는 모듈러 주택 작업이 한창이다. 이 공장에서는 하루에 36개의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공장의 한쪽에서는 모듈러 주택의 각종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샘플 하우스가 여러 채 지어져 있었다. 여러 개의 모듈을 합해 평형을 넓힐 경우 가장 활용적인 내부 공간을 만들기 위한 구조 기능 테스트와 함께 단열 성능을 강화하기 위한 열 성능 테스트 등이 진행 중이었다. 최우석 팀장은 “모듈러 주택은 단열 성능이 뛰어난 복합 스틸 패널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붕 및 세대 외벽, 최하층 바닥은 물론 층간 바닥, 외벽 유리 등의 에너지 효율이 공동주택 기준치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모듈러 공법으로 일반 주택만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의 계열사인 피데스하우징은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한옥 브랜드인 ‘신한가’를 출시하고 한옥의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이곳의 모듈러형 한옥은 전체 공정 중 60~70% 과정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것으로 고가의 건축비용이 드는 일반 한옥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지을 수 있다. 문경 피데스하우징 대표는 “현재 한옥의 시공비는 일반 아파트의 3배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모듈러형 한옥은 3.3㎡당 500만~700만원 선에 지을 수 있는 ‘반값 한옥’으로 일반 건축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모듈러 공법으로 짓는 한옥은 대들보와 서까래, 기둥, 문 등 대부분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으로 가져와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어진다. 한옥을 짓는 데 일반적으로 9~10개월 가량 걸리지만 모듈러 공법을 적용할 경우, 빠르면 1개월 안에도 지을 수 있다고 한다. 한옥을 짓기 위해 나무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듬어 뼈대를 만드는 작업인 ‘치목’ 과정이 공장에서 모두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건비도 상당 부분 절약된다고 한다.

모듈러형 한옥의 실제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도 양주에 있는 샘플하우스를 찾아가 보았다. 이곳은 모듈러형 한옥을 짓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정 및 비용적인 부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테스트형’ 샘플 한옥이다.

H자형 구조 도입해 아파트 생활과 비슷

외관상으로는 전통 한옥과의 큰 차이점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내부에 들어서니 한옥의 미관적인 매력과 아파트의 편리함이 접목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피데스하우징의 모듈러형 한옥이 가진 장점 중 하나가 바로 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피데스하우징의 조영익 팀장은 “전통 한옥은 ‘ㄱ’자 혹은 ‘ㄷ’자 형태가 많다”면서 “하지만 현대인의 생활 패턴에 익숙한 ‘H’자형으로 지었기 때문에 실제 내부에서 생활하는 데는 아파트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데스하우징이 개발한 모듈러 한옥은 전체 공정 중 60~70% 가량을 공장에서 제작해 일반 한옥에 비해 단가를 낮추었다.

그동안 이곳을 직접 다녀간 일반인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피데스하우징은 ‘1박2일’ 동안 실제 살아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체험행사를 해오고 있다. 조 팀장은 “한옥이 추울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실제 하룻밤을 지내본 뒤에는 춥지도 않고 생각보다 편하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진 단점도 있다. 모듈러형 공법으로 짓다 보니 공장에서 지을 수 있는 크기의 한계 때문에 방이 다소 비좁다. 또한 아파트에 비해 수납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는 주부들도 있다고 한다.

양주 샘플하우스의 경우 25평형 구조에 방 3개와 화장실 2개를 설치한 탓에 방이 작은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피데스하우징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보완책을 이미 마련했다고 한다. 광주광역시의 주택단지인 수완지구에 공급 예정인 모듈러형 한옥엔 ‘선큰(sunken)’형 구조를 넣어 수직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움푹 들어간’ ‘가라앉은’의 뜻을 가진 ‘선큰(sunken)’ 구조란, 지하에 자연광을 유도하기 위해 대지를 파내고 조성한 공간을 말한다. 조 팀장은 “광주 수완지구의 모듈러형 한옥 단지는 북촌 한옥마을처럼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것이 아닌 전국 최초로 도심 한가운데에 조성되는 한옥 마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코노미 조선
조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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