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를 맞으며
시/김민소
결코, 응고 될 수 없는
그리움이란 놈의 정체일까
우체국 계단을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낡은 봉투안에서 보내야 했던
편지들의 한 맺힌 통곡일까
칼 바람이 뼈마디 마디
헤집고 들어올때면
가슴 밑바닥에 남아있는 애수들이
여기 저기서 뛰쳐나와
기어코 눈물샘을 열게 만든다
이제는 돌아가야 한다
새벽의 싱그런 모습과 웃음소리
들판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나목과 풀잎들
빈 방을 지키며 먼지를 먹고 있을
책장의 노트와 책들, 창가의 아이비에게도
많이 미안했다고 고백해야 겠다
누군가를 사모하는 일도
결국, 제 욕망을 비우지 못해 몸부림치는 것
그렇게 밖으로 떠도는 동안
나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것들을
생각하려고도 하지 않았으니......
이 세상에
소중한 것이
어디 사랑뿐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