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학/음악과 영상시

서정주의 "귀촉도(歸蜀途)" /김두수

그리운시냇가 2010. 10. 18. 20:38



 

서정주의 "귀촉도(歸蜀途)" /김두수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 리.

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임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銀粧刀)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歸蜀途)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