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좋은글, 감동글

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께

그리운시냇가 2010. 11. 21. 01:55

 

 

 

 

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살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앞을 못 보는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 느릿 안으로 들어왔다

 

두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눈에 걸인임을 짐작 할수있었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인 아저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향해

 

"이봐요!  아직 개시도 못했으니까 다음에 와요!!"

 

아이는 아무 말없이 앞못보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주인 아저씨는 그때서야 그들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것을 알았다,

 

" 저어.... 아저씨!  순대국 두그릇 주세요" 

 

 

" 응, 알았다,  그런데 얘야 이리좀 와 볼래"

 

계산대에 앉아있던 주인 아저씨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불렀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수가 없구나, 거긴 예약손님들이 앉을 자리라서 말야!"

 

그렇치 않아도 주눅이 든 아이는 주인 아저씨의 말에 금방 시무룩 해졌다

 

"아저씨!  빨리 먹고 갈께요,....오늘이 우리아빠 생일 이예요,"

 

아이는 비에 젖어 눅눅해진 천원짜리 몇장과 한줌의 동전을 꺼내 보였다

 

"알았다, 그럼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잠시후 주인 아저씨는 순대국 두 그릇을 갖다 주었다

 

그리고 계산대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 보았다,

 

 

"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께!"

 

아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소금통 대신 자기의 국밥 그릇으로 수저를 가져 갔다.

 

그리고는 국밥속에 들어있는 순대며 고기들을 떠서 앞 못보는 아빠의 그릇에

 

가득 담아 주었다,

 

 

"아빠! 이제 됐어,  어서 먹어"

 

 " 근데 아저씨가 우리 빨리 먹고 가야 한댓으니까 어서 밥 떠,   내가 김치 올려 줄께"

 

수저를 들고있는 아빠의 두눈 가득히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인 아저씨는

 

조금전에 자기가 했던 일에 대한 뉘우침으로 그들의 얼굴을  바라볼수가 없었다,

 

       


 


 

 

'사는 이야기 > 좋은글, 감동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천사  (0) 2010.11.27
걸수 없는 전화  (0) 2010.11.27
밥그릇을 쓰다듬는 아내  (0) 2010.11.21
천사가 남기고 간 것  (0) 2010.11.21
고물상.......  (0) 2010.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