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그대에게 가고싶다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 시문학/음악과 영상시 2010.10.27
서정주의 "귀촉도(歸蜀途)" /김두수 서정주의 "귀촉도(歸蜀途)" /김두수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 리. 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임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銀粧刀)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 시문학/음악과 영상시 2010.10.18
사평역에서 沙平驛(사평역)에서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 시문학/음악과 영상시 2010.10.18
[스크랩] 저녁노을 / 도종환 (낭송 : 자목련) * 저녁노을 / 도종환 * 당신도 저물고 있습니까 산마루에 허리를 기대고 앉아 저녁해가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있는 동안 뿜어져 나오는 해의 입김이 선홍빛 노을로 번져가는 광활한 하늘을 봅니다 당신도 물들고 있습니까 저를 물들이고 고생대의 단층 같은 구름의 물결을 물들이고 가을산을 물들이고 느.. 시문학/음악과 영상시 2010.10.16
중년에도 바람은 분다 중년에도 바람은 분다 누가 오십대를 꺼져가는 등불이라 했나 바람 앞에 등불처럼 때로는 위태로운 나이지만 아직도 해지는 저녁 무렵이면 가슴에선 바람이 분다 바람소리 요란한 들판에 서면 알 수 없는 마음들이 날카로운 갈퀴를 세우고 어디론가 용감히 달려가기도 한다 세상 모든 그리움이 저 혼.. 시문학/음악과 영상시 2010.10.15
보내며 바라보며 * 보내며 바라보며 * 지은이 dada 낭송 자목련 반주 abum 빈들을 지나 잎새를 떨군 裸木 앞에서 혹은 푸덕이는 새깃 질 속으로 나는 나를 보내고 넌 너를 보내고 우린 우릴 보낸다. 나에게 필요했던 것 너에게 주고 싶었던 것 나에게 무거웠던 것 너에게 짐이 되었던 것 삭이지 않음 풋풋해서 그런 거.... 눈.. 시문학/음악과 영상시 2010.10.15
아름다운 봄날에/서우린 아름다운 봄날에 / 서 우 린 사랑아, 사랑아 봄맞이 하러가자 벌 나비도 꽃 무덤에 찾아 오는데 아름다운 이 봄날 어딘들 못가겠니 그립다 노래 부르지 말자 아쉽다 눈물 흘리지 말자 사랑아, 사랑아 보고프면 우리 만나자 꽃동산에 누워도 보고 마음껏 속삭여 보자 진한 향기에 취해 아찔.. 시문학/음악과 영상시 2010.10.01
중년에 맞이하는 가을 중년에 맞이하는 가을 어디쯤 왔을까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 보지만 온 길 모르듯 갈 길도 알 수 없다 힘을 다하여 삶을 사랑했을까 마음을 다하여 오늘을 사랑 했을까 낡은 지갑을 펼치면 반듯한 명함 하나 없고 어느자리 어느 모임에서 내세울 이름도 없는 아쉬움으로 지금까지 무얼하고 살았.. 시문학/음악과 영상시 2010.09.25
[스크랩] 겨울비를 맞으며 겨울비를 맞으며 시/김민소 결코, 응고 될 수 없는 그리움이란 놈의 정체일까 우체국 계단을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낡은 봉투안에서 보내야 했던 편지들의 한 맺힌 통곡일까 칼 바람이 뼈마디 마디 헤집고 들어올때면 가슴 밑바닥에 남아있는 애수들이 여기 저기서 뛰쳐나와 기어코 .. 시문학/음악과 영상시 2008.08.31